북모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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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뿌리와이파리 9999p 읽음 미토콘드리아 닉 레인 저
생물의 현상에 대해 이렇게 깊이 쓴 책이 있을까?

평소에 미토콘드리아가 우리 몸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 유튜브를 보다가 박문호 박사님이 《미토콘드리아》라는 책을 진짜 좋은 책이라고 추천하시는 것을 보았고, 이 책을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읽기 시작했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의 느낌은 "아, 이 책이다. 이런 책을 찾고 있었다"였다. 생리학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서 싯다르타 무케르지의 《세포의 노래》, 《암 : 만병의 황제의 역사》 같은 책들을 읽었지만, 이 책들에는 세포 그 자체에 대한 내용은 그리 많이 담겨 있지 않았다. 《암 : 만병의 황제의 역사》는 말 그대로 대부분 암의 역사에 대해 서술한 책이었고, 《세포의 노래》는 세포의 발견사와 세포의 존재가 알려지며 변화하기 시작한 의학사 중심의 내용이었다.


반면 이 책은 세포의 구체적인 활동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서 정말 좋았지만, 생물학을 전공하지 않은 내가 읽기에는 그리 쉽지 않았다. 책에 등장하는 전문 용어들을 하나씩 이해해 가며 읽어야 했다. 대표적인 예로 '자유 라디칼', '아포토시스' 같은 개념들이 있다. 예를 들어 아포토시스의 사전적 정의는 '세포 사멸(자살)'이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아포토시스를 단순히 세포 자살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아포토시스가 일어나기까지 자유 라디칼로 인해 유전자가 손상을 입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시토크롬c가 분출되며, 카스파제3가 활성화되는 세부 기전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을 이해하며 읽어나가야 저자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중간에 잠시 멈추고, 저자가 이전에 집필한 《산소》라는 책을 먼저 읽었다. 저자가 본인의 전작인 《산소》의 내용을 계속 언급했기 때문인데, 《산소》를 먼저 읽고 오면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오늘 《미토콘드리아》를 완독하고 보니, 역시 《산소》를 먼저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산소》에서 자유 라디칼이 정확히 어떤 현상인지 먼저 이해한 뒤 이 책을 접한다면 내용 이해에 훨씬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인 닉 레인은 세계적인 생물학자이다. 이미 그가 저술한 책들을 다 구매해 둔 상태인데, 이처럼 세계적인 학자들의 책은 정보의 압축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한 평생 출판할 수 있는 책의 권수가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참 아쉬운 부분이다. 이 저자의 다음 신간은 언제쯤 나올까? 그리고 책 속에서 저자가 금연하겠다고 이야기했었는데, 과연 금연에 성공했을지도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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